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내달 방북을 앞두고, 정부가 북.중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올 1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이달 초 김 위원장의 방러에 이은 내달 장 주석의 방북으로 북한의 중국, 러시아와의 `외곽다지기'가 완성된다는 측면에서, 장 주석의 방북 이후 남북, 북미간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표정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곧바로 내달에 장 주석이 방북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북미, 남북관계 재가동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의 얘기를 듣기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대남관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느낀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외곽다지기를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구축한 뒤 남북, 북미대화를 재가동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인 것이다. 지난달 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방한했을 당시 장 주석의 방북이 끝난 뒤에나 북미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한미가 의견을 모았던 적도 있다. 정부는 장 주석의 방북이 남북관계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서울답방과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 등이 한반도 화해.협력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중국측에 직.간접적으로 거듭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중국 소식통들은 장 주석이 평양방문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한국 답방과 남북한 대화를 촉구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어, 중국측의 '중재역할'이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성명이나 언론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아직 외교경로를 통해 미국측의 대화 제의를 명확히 거부하지 않는 것은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뜻"이라고 장 주석의 방북결과에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장 주석의 이번 방북 의미에 대해 지난해 이후 김위원장이 두 차례 방중한데 따른 답방차원의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으로 분석하며, 방북의미의 확대해석을 애써 경계했다. 한편 장 주석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2박3일간 방북할 것이라는 중국 소식통 인용보도가 나오자 정부 당국자들은 내달 중순께 방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가운데 방북시기 보다는 결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