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중인 남측 대표단은 21일 이른 새벽까지 공동보도문 작성을 위해 북측과 막판 대표.실무급 협상을 벌였다. 남측 대표단이 20일 저녁 평양 양각도호텔 만찬을 마지막으로 방북 공식 일정을 모두 끝냄에 따라 그동안 추진해온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은 사실상 무산됐다. 남측 대표단은 21일 오전 11시 아시아나항공 전세기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낮 12시께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 귀환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공동보도문과 관련, 남측 대표단은 ▲오는 추석 때 이미 생사가 확인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선물 교환 ▲내년 8.15 민족통일대축전 서울.평양 동시개최 및 북측대표단의 서울 방문 ▲양측 정부에 백두산관광 활성화와 통일운동 촉진을 위한 서울-삼지연 직항로 개설 필요성 건의 ▲6.15 공동선언에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명시된 만큼 남북,해외의 민간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 등 구체적내용이 담긴 초안을 제시했다. 이에 비해 북측은 원론적 수준의 민간교류 활성화 의지 표명을 골자로 한 초안을 제시해 양측은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막판 진통을 겪었다. 남측 관계자는 20일 "평양을 출발하기 직전까지 보도문에 최대한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 면담과 관련, "17일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한 이래 실무접촉 때마다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 북측에서 답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선 면담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전례로 미뤄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고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리원길 평양의학대학 학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고려호텔 객실에서 고 이한열열사의 어미니 배은심씨를, 평양 한덕수경공업대학 관계자는 같은 장소에서 고 박승희씨의 아버지 박신배씨를 만나 각각 두 대학의 명예졸업장을 전달했으나 배씨와 박씨는 "통일이 되면 받아가겠다"며 북측에서 보관해달라며 되돌려주었다. 또 이날 남북 유림은 오는 10월 3일 개천절 행사 때 양측이 북측 지역에서 단군제를 함께 치르기로 하는 등 사회.문화.경제 등 부문별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기로했다. 남측 종단 대표들은 장재언 북한 종교인협회장, 권오헌 양심수후원회장 등은 북측 장기수들을 각각 만나는 등 계층.부문별 모임을 가졌다. 종교행사와 부문.계층별 간담회에 참가하지 않은 대표단 다수는 북측 안내에 따라 지하철 등을 이용, 주체사상탑과 신미리 애국열사릉, 쑥섬의 48년 남북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 기념탑,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을 둘러봤다. 남측 유림 대표단은 이날 아침 단군릉을 찾아 제천행사를 가졌으며 고려호텔에서 열린 남북종교인 간담회에서 북측은 남측의 `평양에서의 종교인 평화선언' 제의에 대해 긍정 검토 반응을 보였다. 한편 19일 밤 늦게까지 이어진 남북간 예술인 모임에서는 내년 10월 서울 예술인 회관 준공식에 북측 공연단을 파견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키로 했으며, 농민모임에서는 시.군 단위로 자매결연을 확대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남과 북은 법조.학술 부문 간담회 추가 개최 여부를 협의중이다. (평양=연합뉴스) 주용성기자 yong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