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7월 미군이 피란민 대량 학살이 발생한 충북 영동군 노근리 일대에 이틀에 걸쳐 공중공격을 감행했음이 드러났다. 이는 노근리 주변 지역에 대한 전투기를 이용한 공중공격은 7월27일 아침 한 차례만 있었다는 미국측 주장을 뒤엎는 것인데다 미군의 공중공격에 의한 양민학살이있었다는 그동안의 각종 증언과 다른 기록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평가된다. 이런 사실은 지난 98년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을 특종보도한 당시 AP통신 취재팀이 그동안 알려진 것 외에 새로 발굴한 문건 등을 토대로 최근 펴낸 노근리 사건 보고서인 「노근리 다리 - 한국전쟁의 숨겨진 악몽」을 통해 공개됐다. 미국 출판사 '헨리홀트'(HENRY HOLT)에서 영어로 발간한 이 보고서에 인용된 7월26일자 '5공군 제8폭격전대 35전폭기대대' 출격 임무 결과 보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40분 일본 이타즈케 공군기지를 이륙한 제35전폭대대 소속 F80 전투기 4대가영동군 용암리 남동쪽 3마일 지점에 출격했다. 또 다른 보고서는 27일 오후 4시쯤 같은 기지를 이륙한 미군 전투기가 황간 서쪽 1마일 부근을 공중공격했고, "결과가 좋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군이 노근리 철교 아래서 무고한 양민을 학살했음은 지난해 6월 재미사학자인방선주 교수가 발굴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기관학술지인 '한국정신문화연구'를 통해공개한 한국동란 기간에 미군에 의한 북한군 노획 문서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들 문건에 나타난 전투기 공격지점은 노근리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AP통신 취재팀은 밝히고 있다. AP통신 보고서가 이날 공개한 다른 21개 문건 중에는 "민간인을 쏴도 좋다"는내용이 담긴 것도 있어 미군에 의한 노근리 양민학살을 방증하고 있다. 미군이 피란민을 학살했음은 지금까지 발굴된 다른 자료와 증언을 통해서도 꽤많이 확인됐다. 예컨대, 방 교수 발굴 지난해 문건에 포함된 당시 AP통신 종군기자 S.M. 스톤의부모에게게 보낸 1950년 1월30일자 편지에는 "우리(미군)의 기총소사로 수백의 피난민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 대부분이 여자와 어린이입니다"라는 대목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