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민생투어' 방향이 180도 전환됐다. 삶의 현장을 찾아 `민초'들을 접촉, 언론사 세무조사 등 쟁점 현안에 대한 자신과 당의 입장을 적극 홍보하던 입장에서 서민들의 애환을 경청하는 쪽으로 선회한것이다. 지하철 출근과 영화 관람 등 그간의 민생투어가 너무 작위적이고 기획된 느낌을준다는 지적이 있었던데다 이 총재 자신이 "지나치게 의례적인 행사는 느낌이 좋지않다"고 평가한데 따른 것이라는 게 총재 주변의 설명이다. 김문수(金文洙) 사무1부총장으로부터 향후 민생투어 기획의 바통을 이어받은 남경필(南景弼) 총재실 부실장은 이를 `리스닝 투어(Listening Tour)'로 명명했다. 총재가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주로 듣겠다는 의미에서 착안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12일 낮 경기도 일산시내의 한 기원을 방문, 실직의 아픔을 바둑으로 달래고 있는 40-50대 가장들을 만나 우리 경제의 문제점과 민심 동향을생생하게 경청했다. 이번 투어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 총재측은 사전에 보도진들에게 과도한 취재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총재측은 나아가 정기국회가 개회되는 9월초까지 30대 맞벌이 부부와 개발지역 주민, 저소득층, 지방대학생 등을 차례로 만나는 등 교육과 실업 문제에 지대한관심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남 의원은 "이 총재가 복지시설, 재래시장, 농공단지, 영세 임대아파트를 둘러보는 등 민심속으로 들어가 민심을 듣고 민심을 위한 정책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