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보안속에 특별열차편을 이용, 러시아를방문중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여행과 관련한 뒷얘기가 무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7일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에 동승한 러시아측 관계 인사들의 전언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시베리아 스텝(초원) 지역의 광활한 풍경을 즐기는등 러시아 여행을 비교적 유쾌하게 보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특히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 전용칸에서 자주 인터넷에 접속했으며, GPS(인공위성 자동위치측정 시스템, Global Positioning System)로 특별열차의 진행 상황에도 관심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측이 제공한 하늘소(당나귀) 고기와 바닷가재 요리도 먹었지만 북한측이 미리 조달해온 한식 요리를 주로 들었다고. 또 함께 탑승한 러시아측인사들에게는 김 위원장의 특별지시로 러시아 요리가 제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로 향하는 동안 김 위원장은 보드카나 와인 대신 북한과 중국제 맥주, 그리고 북한에서 직접 가져온 생수를 마셨다. 김 위원장은 또 수행중인 연형묵 국방위원 겸 자강도 당책임비서를 친구이자 동지로 러시아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는 전언이다. 이번 특별열차는 특수제작된 일본제 방탄차량을 포함한 김 위원장 전용열차 15량과 러시아 연방보안위원회(FSS) 요원이 탑승한 러시아 기차 6량 등 모두 21량이 연결됐다. 러시아측은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용 비행기 제공을 북측에 제의했으나 김 위원장이 기차 여행을 고집해 깜작 놀랐다는 얘기다. 전기 기관차 2대가 이끄는 특별열차 운행보다 약 10분 앞서 별도의 선두 기차가 지뢰 매설 여부를 비롯한 사전 보안 작업을 철저히 벌이고 특별열차 정차역이나 김위원장의 방문지에는 선발대가 미리 도착해 기상상황은 물론 대기 오염도까지 체크했다는 소식. 한편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모스크바에서 묵은 크렘린 영빈관의 숙소는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지난 84년 러시아 방문중 사용했던 바로 그 스위트룸인 것으로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yong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