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4일 한반도 및 미국 미사일 문제 등과 관련해 채택한 8개항의 공동선언은 양국이 전략적 협력을 도모해갈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홍콩 언론들이 5일 논평했다. 홍콩의 중국계 일간 문회보(文匯報)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구상에 대한 반대 입장등이 담긴 '모스크바 공동선언'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이는 모스크바가 평양과 경제 뿐 아니라 기타 방면에서의 합작에도 힘쓸 것임을 시사해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신문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에도 평양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만큼 이번 성명이 이례적인 것은 못된다고 논평했다. 문회보는 또 '북한의 로켓 계획'과 관련 "평화적 목적을 띠고 있으며 북한 주권을 존중하는 국가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공동성명 내용을 논평 없이 소개했다. 또 "주한 미군철수는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고 돼 있는 '미군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은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뒤 "미군 철수는 긴박한 문제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성도(星島)일보는 '북-러 연대, 미국 미사일 방어 구상 반대' 제하 논평 기사에서 "북한은 이데올로기상의 맹방인 러시아와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게 됐으며 김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큰 성공을 얻은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한편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평양은 평화를 원한다" 제하의 1면 머리기사에서 "김 위원장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반대하는 러시아와의 연대 강화에 초점을 맞춘 '평화적인 계획'임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깨지기 쉬운 우호' 제하 사설에서 러시아의 대북 접근이 미국 미사일 방어구상에 대한 반대 입장 도출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논평한 뒤 이는 한반도에서의 정치적 긴장 해소 등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