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일 언론사 세무조사로 촉발된 보-혁(保-革) 논쟁 과정에서 보수적 색채가 과도하게 드러났다고 판단, 유연성 확대를 통한 포용범위 제고에 나섰다.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당의 정체성과 관련, "개혁이냐 보수냐, 진보냐 혁신이냐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치우치기보다 폭넓고 유연한 정당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이 전했다.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 "우리 당의 성격이 중도 보수 성향에 가까우나 개혁세력과 진보세력도 포괄하는 폭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갖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노선 정립은 차기 대선을 감안, 특정 세력을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내 의견을 수렴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민주당이 중산층 서민정당을 다시 표방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데 대한 대응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회의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사회주의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DJ 노믹스'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대표적 표현양식으로 사용한 단어"라며 "시장경제체제에 역행하는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사회주의론' 공세를 해명했다. 장 부대변인은 "앞으로 `DJ식 경제정책'의 문제점에 대여 공세의 초점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이 이날 전교조 발언 파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도, 자신의 `사회주의 발언'에 대한 당내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김 의장의 치고 나가기 발언의 역풍이 만만치 않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우리 당의 색깔을 제한, 공연히 반대 세력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성을 잃은 여당의 행태와 잘못된 국정운영에 대해선 대포처럼 무섭게, 칼날처럼 예리하게 비판하고 공격할 것"이라며 "불의를 보고도 입을 다무는 것은 정쟁중단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장 부대변인은 시국강연회 외부연사 초빙과 관련, "경제월간지를 발간하는 모 인사의 경우 시국강연회 강연 이후 광고가 거의 끊기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외부연사 초빙을 위해 접촉하고 있으나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꺼리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