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오는 3∼5일 모스크바 방문중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를 방문, 지난 3월 태평양에 수장된 우주정거장 '미르'의 실물 모형을 둘러보게 될 것이라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이 센터공보실을 인용, 1일 보도했다. 흐루니체프 우주센터 공보실은 "'미르' 모형을 둘러보는 것은 고위급 방문자 가운데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 필수 '외빈용 프로그램'가운데 하나"라면서, 김 국방위원장이 미르의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까지도 상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이와 함께 러시아가 자랑하는 로켓인 중형(重型) '플로톤'과 소형 '로코타' 조립 공장을 김 위원장에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이 센터 80년사(史)를 담은 영화도 준비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세르게이 프리호지코 외교담당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크렘린) 부실장은 지난달 27일 "북한으로하여금 국제 사회를 불안하게만드는 어떤 계획을 중단하도록 만들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 대안을 제시해야만 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그러한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김 위원장이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 관계자들은 1일 "우리는 언제라도 손님을 맞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김위원장의 방문을 위해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동안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룩셈부르크 대공 등이 다녀갔다고 소개했다. 한편 31일 오후 옴스크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음악회 등을 감상한뒤 1일 T-80 탱크를 제조하는 '크란스마쉬' 공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 공장은 시베리아 서부에 위치한 대형 방산업체가운데 하나지만 많은 다른 러시아 방산업체와 마찬가지로 정부 주문이 끊기는 바람에 커다란 곤란을 겪고 있다. 이 공장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통해 북한이 탱크를 주문해줄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지만, 북한의 탱크 구매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공식정보는 없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공장 방문에 기자들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됐다. 그는 이날 오후 '옴스크 베이컨' 공장을 둘러본뒤,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8시)께 모스크바 방문길에 오를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