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을 포함한 미국의 상원의원 4명이 추진하던 북한 방문이 또다시 무산됐다. 바이든 위원장의 보좌관으로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의 방북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4월 평양을 방문했던 프랭크 자누치는 31일 "북한측이 최근 서신을 보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부재 중이므로 다음 기회로 미뤄 달라고 양해를 구해왔다"고 밝혔다. 상원의 여소야대화로 지난 6월부터 외교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바이든 위원장은 대북 포용이 평소 지론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옹호하는 반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강력히 비판해 온 점에 비춰 북한이 북미 관계의 국면전환차원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결국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자누치 보좌관은 의원들의 방북 계획 취소를 확인하고 "아시아 순방은 그러나 당초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며 서울에는 오는 11일께 들어갈 것으로 보이나 일정이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위원장은 같은 민주당 소속인 폴 사베인스 의원(메릴랜드)과 공화당 소속인 프레드 톰슨 의원(테네시) 및 앨런 스펙터 의원(펜실베이니아)과 함께 오는 4일부터 대만, 중국, 북한에 이어 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필 그램 당시 상원 금융위원장(공화. 텍사스)이 밥 베닛, 짐 매닝, 마이크 크라포 등 같은 당 소속 상원의원 3명과 함께 4월 중 남북한 동시 방문을 추진했으나 역시 북한측의 난색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바이든 위원장 등은 김 위원장이 장기 러시아 방문에 나서자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 등을 만나 북미 관계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식량 및 전력 등 현지 사정 파악에 나설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