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북한이 대량파괴무기를 포기하고 한국 및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도록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설득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28일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보도했다. 파월 장관은 27일 푸틴 대통령에게 "대량파괴무기 및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북한 정권의 일부 행동에 내재된 위험들"에 대해 김위원장에게 말해주도록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위원장은 현재 열차편으로 러시아를 여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4일 모스크바에 도착,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파월 장관은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지도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대화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이는 매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파월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가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권유하는 것보다 부시행정부의 미사일방어계획에 반대하고 한국 대신 북한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데 치중할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위원장의 이번 첫번째 러시아 방문은 파월 장관의 이 지역 방문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한편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를 마치고 27일 서울을 방문한 파월 장관은 미국이 조건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로 합의할 경우 미국이 강경노선을 취할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즉 북한이 생물학 및 화학 무기를 없애고 핵무기프로그램 재개 위협을 중단하며 미사일 시험.생산.수출 중단 협정에 동의하도록 하겠다는 미국의 노력을 새삼 확인해 준 것이다. 파월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협상에 앞서 선결조건들을 내세우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온 북한측으로부터 모종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