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열흘간에 걸쳐 5천여 마일을 시베리아횡단철도로 달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다고 더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비행기 여행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위원장은 2번째 해외여행인 이번 여행에 철도여행을 선택했다며 이는 1세기 전 다른 시대, 더 느린 시대에 살았던 세계지도자들이 선택했을 교통수단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김위원장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국내정세가 자신이 러시아 시골지방을 시속 40마일도 안되는 속도로 1주일여에 걸쳐 여행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안정돼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첫 정착역인 우수리스크에서는 수백명의 승객들이 플랫폼에서 철수당했으며 21량으로 된 일본제 방탄열차의 러시아 국경 통과는 불과 수분 전에야 크렘린이 확인해줄 정도로 비밀에 부쳐졌다고 신문은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고 김일성 주석과 관련이 있는 작은 러시아 지방도시들에 정차할 예정이며 시베리아의 옴스크시 인근에 있는 탱크 공장에도 들를 계획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또 김 위원장이 시베리아횡단 여행객들이 좋아하는 보드카 파티와 철학토론에도 참가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BBC방송도 김 위원장의 시베리아횡단 철도를 통한 러시아방문 사실을 보도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