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휴전협정 체결 48주년을 맞아 경축야회와 예술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국가적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북한은 지난 73년 휴전협정 20주년부터 휴전 협정 체결일(7.27)을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일'로 지정한 데 이어 96년 43주년에 이날을 '국가적 명절'인 '전승절'로 제정하고 1일간 휴무일과 함께 군부대에는 특식을 제공하고 있다. 올 7.27 '전승절' 경축행사를 통해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6.25 전쟁을 승리로이끌었다고 주장하며 그의 정치ㆍ군사적 업적과 함께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영도력을 찬양하며 주민들의 절대적인 충성심을 고취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경축공연에서는 최근 북ㆍ미간 대립국면을 의식한 듯 6.25 전쟁의 승리를상기시키는 전시가요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공연, 전시 분위기를 연출하며 주민들에게 반미의식을 고취하고 체제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올해는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간 지난해 '전승절' 47주 때와는 대조적으로 각종 기념행사 외에도 다양한 예술공연들이 진행돼 `전승절' 경축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올랐다. 위성중계된 조선중앙텔레비전과 중앙ㆍ평양방송은 27일 오후 8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청년학생들의 '전승절' 경축야회소식을 실황으로 내보냈다. 넓은 광장을 빼곡이 메운 야회에는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최영림 중앙검찰소장,김중린 당중앙위원회 비서, 조창덕 내각 부총리 등 당ㆍ정ㆍ군 고위간부들과 방북중인 해외동포들, 외국인들이 참가했다. 또 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과 여성동맹(여맹),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등 사회단체들은 전쟁 노병(老兵)과 '총대가정'들을 초대한 가운데 전시가요 종목을 중심으로 경축공연 무대를 올려 전승 분위기를 부각시켰다. 북한 방송에 따르면 농근맹은 26일 칠골농장 문화회관에서 농업근로자들의 무대'백두영장을 높이 모시여 우리는 영원히 승리하리라'라는 제목의 경축공연을 진행했다. 이 공연에는 '원군기풍'을 높이 발휘해온 농업근로자들과 총대가정들이 소개되었으며 중창 '어디에 계십니까 그리운 장군님', 기타병창 '영웅전사와 고향처녀',합창시와 노래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 등 다양한 노래종목이 무대에 올려졌다. 전쟁 노병들도 이 공연무대에 올라 6.25 전쟁시기에 전후방에서 인민군들이 부르던 '전호속에 나의 노래' 등 전시가요를 불렀다. 여성동맹이 주최한 여맹원들의 노래무대 '위대한 장군님 계시여 승리의 노래 영원하리'에서는 합창 '우리의 7.27'로 시작해 중창 '우리의 최고 사령관', 설화와 합창 '인민은 감사의 노래 드리네', 여성독창 `우리의 노래는 승리의 노래' 등의 노래가 공연되었다. 이와 함께 청년학생들의 음악회인 `승리의 7.27'과 전쟁 노병들과 '영예군인'(상이군인)들의 실화(實話)무대 '영원한 승리의 노래'도 지난 25일 평양에서 공연되었다. 중앙방송은 특히 전시가요 '샘물터에서'가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은 "조국보위성전에 모든 것을 다 바친 이전 세대들의 조국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감정에 대해서다시금 뜨겁게 절감했다"고 전했다. 이들 사회단체 경축공연에는 김중린 당비서, 량만길 평양시 인민위원장 등 각급동맹 위원장과 동맹원들, 전쟁 노병들이 대거 참석해 공연 비중을 높였다. 북한의 대표적인 예술단들인 피바다가극단, 만수대 예술단, 국립민족예술단, 윤이상 음악연구소 관현악단은 26일 평양대극장과 동평양대극장, 윤이상음악당에서 각각 진행된 경축공연 '승리의 7.27'과 '승리한 날'에 출연했다. 이들 예술단의 공연에서는 김 주석과 김 총비서의 군사사상과 업적들을 찬양하는 내용과 전시가요를 주요 종목으로 한 합창, 중창, 독창 등이 무대에 올려졌다. 또한 조선인민군 협주단과 인민보안성 군악단 역시 '전승절' 경축공연을 각각 진행하고 합창 '김일성 대원수 만만세', '조국보위의 노래'와 가야금 독병창 '전승절 경사로세' 등을 공연했다. 이날 평양극장과 평양교예극장, 봉화예술극장 등 평양시내 극장들에서는 혁명연극과 종합교예공연 및 인형극 공연이 각각 진행되었으며, 함흥대극장, 남포극장을비롯한 지방의 극장들에서도 '전승절' 경축공연들이 다채롭게 열렸다. 중앙방송은 '7.27 전승절' 경축공연들에서는 김 주석에 대한 충성의 열기가 가득했으며 "김정일 장군님의 선군혁명영도 따라 이 땅위에 기어이 강성대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고야 말 철석의 신념과 의지를 더욱 굳게 가다듬게 했다"고 공연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고위간부들과 각계층 주민들, 방북 중인 해외동포들과 외국인들, 북한주재외국무관단 등은 이날 아침 △평양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 주석 동상 △우리의국립묘지에 해당하는 '대성산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탑' 등에 헌화했으며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도 참배했다. 이들 장소에는 현재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된 꽃바구니와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명의의 꽃바구니도 놓여있었다고 북한 언론은 소개했다. csy@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상용ㆍ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