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별열차가 북한측의 통제하에 은밀히 러시아를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콘스탄틴 풀리콥스키 극동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리인은 26일 러시아 극동 하산에서 이 열차에 동승,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김 위원장 일행을 모스크바까지 수행할 것"이라면서, "특별열차의 운행은 보안관계상 북한측이 통제, 베일에 가려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스크바행 특별열차가 김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어느 곳에든 정차할 수있을 것"이라면서, "김위원장이 자신의 아버지와 관련된 곳을 지날 때면 정지명령을내리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위원장은 이날 하산에 도착한 직후 김일성 주석을 기념해 세워진 영빈관을 방문했다. 이 영빈관은 지난 84년 김일성 주석의 옛소련 방문을 기념해 세워진 건물로 `김일성의 집'으로 불리는 단층 목조건물이며 내부에는 김일성 주석이 앉았던 안락의자등이 보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30년대 만주에서 항일투쟁을 벌이다 2차 세계대전초기에소련군에 참여했다. 그는 극동 하바롭스크에서 대학을 수료하고 소련군에 입대했다.따라서 김 위원장의 열차는 하바롭스크에 기착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26일 오전 8시 15분께 태평양 연안 극동 하산에 도착했으며 오는 4∼5일 모스크바에 당도할 예정이다. 이리나 오베츠키나 러시아 국경수비대 대변인은 26일 "김위원장의 특별열차가 하산에 도착했다"고 확인했다. 그의 특별열차는 하바로롭스크외에 이르쿠츠크와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등지에도 기착할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김위원장의 특별열차는 17개의 객차를 달고 있으며 150명이 그를 수행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그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된 이후 처음이며, 2차례의 중국 방문을 포함해 3번째 외국 방문이 된다. 그는 오는 4∼5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자신의 모스크바 방문 루트인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계 등 경제.군사분야 협력 방안과 한반도 상황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북한의 대(對)러시아 부채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며 러시아측은김 위원장에게 남북한 접촉 재개를 촉구하게 될 전망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 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