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타고 러시아를 방문하는 전용열차는 한마디로 '달리는 집무실'이다. 평양에서 출발, 1만600여㎞를 달려 모스크바까지 가는 전용열차는 마치 특급 호텔에서 지내는 것처럼 아무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평양의 집무실에서 보고받듯이 열차안에서 최첨단 통신설비를 통해 업무를충분히 처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침실, 집무실, 연회실, 회의실, 경호대 탑승칸 등이 갖춰져 있으며 안전성은 장갑차 이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침실, 집무실 등그의 전용공간은 아무나 출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차내에는 텔레비전은 물론 인터넷 등 컴퓨터통신까지 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로 갖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자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김 주석의 전용열차와 마찬가지로 제2경제위원회에서 만들었으나 김 주석의 열차 보다 특수한 재질을 사용했으며 휠씬 호화스러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용열차는 항상 개ㆍ보수되고 끊임없이 개선돼 각종 최첨단 시설을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생일행사 일환인 `4월의 봄 국제예술축전'에 참가한 남한가수 김연자씨가 김 위원장 전용열차로 함흥까지 이동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열차 내부의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다. 1979년께 제작된 이 열차의 속력은 시속 150∼180㎞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노후된 철도 여건상 이같은 속력으로는 달리지 못한다고 탈북자는 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달릴 때도 거의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전용열차 제작때 "달릴 때 고뿌(컵)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어라"라고 수차례 지시했다고 이 탈북자는 말했다. 그의 전용열차는 통상 객차 8량 정도로 이뤄지지만 해외순방때는 수행원들이 많이 탑승하는 관계로 10량 가량으로 구성되며 객차 규모는 남한 객차보다 휠씬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연식기자 jy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