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5일 이재오(李在五) 총무가 총재단회의에 보고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탄핵소추 검토보고'를 놓고 논란끝에 상황변화를 봐가며 신중히 검토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전날 이 총무의 대통령 탄핵 발언은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사견으로 일축함에 따라 파장이 크지 않았으나 이날 또다시 이 총무가 공식 회의석상에서 이를 재론함에 따라 `탄핵론'의 당론채택 여부,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사전인지' 여부가 관심사로 대두됐다. 이 총무는 이날 이 총재가 주재한 총재단회의에서 "대통령이 정기국회 전까지 3대 국정파탄에 대한 해결방안을 국민 앞에 분명히 제시하고 나라를 파탄지경에 이끈국정운영의 잘못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헌법 65조에 의거, 대통령 탄핵소추 발의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당일각에서는 즉각 "이 총무 사견이었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하루만에당론으로 번복된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됐다. 나아가 "이 총무가 정치적으로 극히 민감한 대통령 탄핵소추와 관련한 사항을총재단 회의에 보고하는데 이 총재와 사전에 상의하지 않고 가능하겠느냐"는 추측도제기됐다. 실제 이 총무도 이날 보고에 앞서 `어제는 분명 사견으로 정리됐는데 오늘은 당론으로 바뀌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총무는 당3역중 한사람인데 당3역 발언에사견이 어디있느냐"며 당론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당지도부는 대통령 탄핵소추 발언이 몰고올 정치적 파장을 우려한 듯 즉각 진화에 나섰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는 "이 총무의 뜻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시기가 너무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만류했고,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회의도중 황급히 기자실을 찾아 "어제 원내총무단이 모여 탄핵소추 문제를 논의, 원내총무단 회의결과로 총재단에 보고한뒤 공식입장을 전달받도록 하자고 얘기가 된 것 같다"며 "그러나 회의에서는 대통령 탄핵소추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당직자는 "이총재에게 사전 보고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고, 이 총무 자신도 "회의석상에서 처음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회의 말미에 "총무단의 보고를 일단 받은 것으로 하고 그에 대한 대처는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장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관련, 당 주변에서는 대통령 탄핵소추가 현재로선 당론화되기 어렵지만 언론사 세무조사가 야당 탄압과 사정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면 이를 적극검토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여권에 던진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