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5일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의 대통령 탄핵소추 검토보고에 대해 '헌정파괴 기도'라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특히 이 총무의 탄핵론 제기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지시에 의한 것이거나 적어도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자 일부 보수기득권층의 '편향된' 여론에 편승한 것으로 보고 공격의 초점을 이 총재에 맞췄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는 국정을 챙길 능력이 없는 이 총재가 민주헌정을 파괴해서라도 권력을 잡아보겠다는 정권욕과 대통령병의 결과"라며 이 총재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측근을 통해 "대통령 탄핵이 말이 되는가"라며 어이없어했고,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은 "아무리 정권경쟁을 하고 싸우더라도 국가원수에 대한 존엄과 예의가 있는 것 아니냐"며 금도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한 위원은 특히 "민주주의국가에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대해 자신들의 기분에 맞지 않다고 탄핵을 말하는 것은 막가는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도 이례적으로 개인성명을 내고 "이 총재의 극단적인 정쟁정치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헌정중단인가. 국정이 무너져도 좋은가. 나라와 국민, 그리고 경제가 흔들려도 좋다는 말인가. 분노하고 규탄한다"고 가세했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도 이 총재에 칼을 겨눠 "늘 법 위에 군림해온 이 총재의 초법적 발상이 또다시 드러났다"며 "이 총재는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도 개인성명에서 "원내 제1당의 무력을 바탕으로 헌정을 중단시키겠다는 대국민 협박"이라면서 "과연 과거 군사정권의 후예들이 집결한 당답게 또다시 폭거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냐. 헌정질서가 어떻게 되든 대통령과 정부를 흠집내서 대권을 잡겠다는 이 총재의 흑심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규탄했다. 설훈(薛勳) 의원도 "벌건 대낮에 헌정을 중단시키고 쿠데타를 하겠다는 발상 아니냐. 그런 발칙한 사고방식이 어디있는가"라며 이 총무의 당직 및 의원직 사퇴를 주장했다. 장성민(張誠珉) 의원은 탄핵론 제기를 국정파탄, 헌정질서 문란, 정치파멸을 동시에 노린 악수로 규정, "한나라당에 정권을 맡기면 국가와 국민이 극도의 정치불안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공격했다. 김성호(金成鎬) 의원도 "대통령 탄핵소추 제기를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헌정위기를 초래하고 국민불안을 야기시키는 것"이라며 야당의 '자중자애'를 촉구하고 "이런식으로 정치를 불안에 빠트리면 정치불신과 경제난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