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년에 제출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관한 국제규약' 이행에 관한 제2차 정기보고서가 신뢰성을 둘러싼 공방이 제기된 가운데 유엔인권이사회의 심의를 마쳤다.

유엔인권이사회는 19일에 이어 20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제네바에서 ▲북한의 사형제도 및 강제수용소 실태 ▲종교 및 표현의 자유 ▲여성차별 문제 ▲정당설립▲여행 및 거주이전의 자유 ▲독립적인 비정부기구(NGO)의 존재 여부 등에 질의.응답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심의과정에서 14명으로 구성된 인권이사회의 일부 전문위원들은 북측이 일부 미묘한 사안에 관해 전면적인 부인으로 일관하고 주한미군 등 정치적인 문제를 제기하자 보고서와 답변 내용이 신뢰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북측대표단은 강제수용소의 존재설을 불순세력에 의한 허위날조라고 반박하면서 "주권국가로서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데 없는 사실을 자꾸 얘기하라는 것에 대해서는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북측대표단은 유엔고문방지위의 특별보고관을 겸하고 있는 영국출신의 한 위원이 이순옥씨의 고문폭로를 거론하자 이미 지난 99년 북한이 답변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

북측은 이날 답변에서 사형조문의 남용 가능성을 지적한 것과 관련해 분단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의 특수성을 설명하면서 "사회주의를 압살하려는 적대국의 준동과 그에 추종하는 국내반동들도 없지 않아 있다"며 반정부세력의 존재를 인정했다.

종교인 현황과 관련, 북한에는 ▲기독교 1만여명 ▲천주교 3천여명 ▲불교 1만여명 ▲천도교 1만5천여명 등 약 4만명의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종교와 국가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간섭하거나 장려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측은 정당설립 요건과 절차에 대해 조선노동당, 사회민주당, 천교도천우당 등3개 정당이 있으나 "새로운 정당을 조직하려는 세력이 현실적으로 없어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조직에 관한 법적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여성의 공직진출 비율에 대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중 20.1%,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중 21.9%, 성.중앙공무원중 10%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이사회의 의장은 이날 북한보고서에 심의를 끝내기 앞서 보고서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본주의 또는 사회주의 등 어떤 정치체제이든 인권존중은 의무적이며 보편적이라는 것은 기본에 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인권이사회는 오는 27일 회기가 끝나기전에 북한보고서에 대한 심사결과 및 권고를 채택할 예정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특파원 o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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