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남북관계가 정체돼있는 가운데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이 내주 베트남 하노이와 서울에서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과 연쇄 외무장관 회담을 갖는다. 이번 '아세안+3(한.중.일)' 외무회담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회담 기간에는 또 4강간의 연쇄접촉도 예정돼있어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의 불참 결정에도 불구, 한반도 주변정세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주변 4강과의 연쇄회담을 통해 한반도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한반도 및 양자관련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다. ▲한미 외무회담 =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베트남에서의 ARF 회담 참석에 이어 27일부터 1박2일간 방한한다. 파월장관은 이 기간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과 지난달 초에 이은 두번째 외무회담을 갖는다. 미국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거듭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시하는 한편 한미 안보동맹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은 지난 6월 초 미국이 부시 대통령의 성명을 통해 북미대화 재개를 제의한 뒤 두달 가까이 '침묵'을 지키는 북한의 의도를 집중 분석하는 등 향후 남북.북미관계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일 외무회담 = 양국은 지난 5월말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 회담에 이어 한 장관과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간의 두번째 회담을 ARF 회담 기간인 25일 하노이에서 연다. 특히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비롯, 한일 어로분쟁,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 등 굵직한 외교현안이 불거져있는 상태여서 회담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양국간 입장차이가 분명하고, 회담시간이 30여분밖에 예정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인 협상여부는 불투명하다. ▲한중 외무회담 = 양국은 하노이 ARF 기간에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과 한 장관간 외무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두사람간 두달여만인 이번 회담에서 특히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을상대로, 남북대화.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 주변의 평화.안정에 기여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장길수군 일가 문제의 원만한 해결에 대한 사의를 표시하고, 탈북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러 외무회담 = 양국은 지난 2월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이후 처음으로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석하는 외무회담을 역시 하노이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정부는 한러 외무회담 개최가 성사될 경우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지지를 거듭확인하는 한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러 문제, 북한의 러시아산 군사무기 구매요청 등 주요 관심사에 대한 러시아측 입장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러시아측은 미국이 미사일방어 계획추진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 2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의 보존.강화'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