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담긴 비례대표 의석 배분방식과 기탁금 조항은 위헌이고, '1인1표제'는 한정위헌이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배분방식과 기탁금 납부제를 규정한 선거법 조항은 즉각효력을 상실하게 됐고, '1인1표제'도 손질이 불가피해졌지만 기탁금의 경우 오는 10월25일로 예정된 재.보궐선거 이전까지 현행 선거법의 관련조항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자가 내지 않아도 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효종 재판관)는 19일 현행 선거법이 헌법상 민주주의와 직접선거 원칙에 위배된다며 민주당 유재건 의원과 민주노동당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비례대표의석 배분방식과 기탁금제도에 대해 위헌결정을, '1인1표제'에 대해선 한정위헌 결정을 각각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현행 1인1표제하에서 비례대표제는 유권자의 정당지지와 후보자 지지가 엇갈릴 경우 절반의 선택권을 박탈당할 수 밖에 없고 신생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으며 비례대표 의원 선출도 정당의 명부작성 행위에 따라 결정돼 직접선거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국민들의 비례대표 의원 선거권을 침해하고 무소속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유권자를 차별,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탁금에 대해서는 "기탁금은 불성실한 입후보 차단을 위해 최소 액수이어야 하고 국민의 피선거권을 제한해서는 안된다"며 "현행 2천만원의 후보자 기탁금은 일반국민의 경제력으로는 쉽게 조달할 수 없는 금액이고 반환기준도 과도하게 높아 입후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앞서 지난 89년 9월 국회의원 지역구 후보자등록 신청시 2천만원을 기탁하도록 했던 옛 대통령선거법 제33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위헌결정으로 ▲입후보시 2천만원의 기탁금을 납부토록한 공직선거법 제56조 제1항 제2호와 57조 1.2항 중 국회의원 관련부분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득표비율에 따라 비례대표의석을 배분토록 한 189조 1∼7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또 한정위헌이 결정된 1인1표제를 규정한 선거법 제146조 2항은 비례대표제 실시 등을 위해서는 `1인2표제' 등으로 개정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유재건.조순형 의원, 민주노동당 등은 현행 선거법 중 비례대표와 기탁금제 등을 담은 56조,57조,146조,189조 등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작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