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19일 대거 고도(古都) 김해를 방문했다. 500년 가야역사를 복원하기 위한 '가야문화환경 정비사업'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기공식에는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참석했고, 한나라당에서도 김종하(金鍾河) 국회부의장과 김영일(金榮馹) 국회건교위원장 및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 등 김해김씨 정치인들이 참석했으며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축하 화환을 보냈다. 여야 지도부가 이날 행사에 대거 참석한 것을 놓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최대의 대성(大姓) 가운데 하나인 김해김씨 문중에 대한 정치권의 구애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한나라당측에서 대거 참석한 것은 지난 97년 대선 당시 김해김씨 종친회가`친 DJP' 성향을 보인 이후 소원해진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시 국민회의 총재이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김해김씨로서 김종필 자민련총재와 함께 가락종친회 행사에 참석했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정순택(鄭淳宅) 교육문화 수석이 대신 읽은 치사를 통해 "가락국의 역사적 복원과 가야문화의 재조명은 고대 한일 관계사의 규명이나 당시 우리민족의 국제적 위상의 정립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한 과제"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가락국(가야국)의 역사적 복원과 가야문화의 재조명에 지속적인 관심과 각별한 지원을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명예총재는 축사에서 "일본문화의 원류가 가야에서 비롯됐고, 고대 한일관계사의 열쇠가 이 땅에 묻혀있다"며 "최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가 한일양국의 관계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지만 후손에게 과거역사를 올바르게 전하고 가르치지 못한다면 그 국가사회의 미래는 암담하고 불행해지고 만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으면 한다"고 일본의 시정을 촉구했다. 가락중앙종친회 부회장인 김중권 대표도 축사를 통해 "가락종친과 김해시민의오랜 숙원이던 김해 고도 복원사업을 통해 가야 문화유적을 체계적으로 발굴할 수있게 됐다"며 "오늘을 계기로 고대 한국사가 3국이 아닌 4국으로 재조명되리라 믿으며 한일 관계사가 새롭게 정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영일 의원은 "가야문화권 개발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경주보다개발이 늦었다"면서 "특히 일본 역사왜곡의 핵심인 임나일본부설을 반박할 수 있는역사적 의미가 있는 만큼 초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직후 여야 지도부는 시내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 했으며 김 대표는 귀경에 앞서 수로왕릉을 참배했다. (김해=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