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번스 J.R. 리비어 주한 미대사대리는 19일 "한국 정부가 미 국무부 인신매매보고서에서 지적된 잘못된 점을 '수정'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미국과도 협의할 의향이 있음을 최근 미국측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인신매매보고서에 대해 지난 13일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으로 유감의 뜻을 밝히고, 보고서의 조속한 수정을 촉구했다는 정부의 입장과 사뭇 다른 것이어서 향후 다소의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13일 성명에서 "보고서가 사전면밀한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은채 한국을 부정적으로 서술한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한국이 인신매매철폐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고 보며, 따라서 미국이 한국의 상황이 정확히 반영되도록 보고서를 조속히 수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리비어 대사대리는 이날 한미협회(회장 정세영.鄭世永)가 서울 힐튼호텔에서 주최한 조찬강연에 참석, "이 보고서에 대한 한국정부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이 보고서는 국무부의 단독 정보 뿐만 아니라 각국의 비정부기구(NGO)들과 유엔 산하기관의 협력을 얻은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신매매보고서는 한국만을 지목,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보고서의 취지는 각국의 인권상황을 알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자국의 노력과 국제적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데 있다"고 말했다. 리비어 대사대리는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8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때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간 회담가능성에 대해 "백 외무상이 참가한다면 회담 가능성은 있지만, 백 외무상의 하노이 방문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현재 결정된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난달 13일 뉴욕에서 북한측에게 무조건적인 대화재개를 요청했고, 대화일정을 잡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라며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방미문제와 관련해 리비어 대사대리는 "미 의회 인사들이 황씨를 직접 만나 의견을 듣기 위해 초청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