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6일 중부권 집중호우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인재(人災)'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번 피해가 인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는데도 야당이 의도적으로 인재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한 반면 한나라당은 재난방송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철저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지난번 가뭄때 당정이 함께 대책을 세우면서 가뭄 뒤 수해를 우려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번 피해는 짧은 시간에 90mm가 넘는 집중호우여서 서울시 하수처리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 대변인은 "일부 관리소홀과 예방대책 미흡도 없지 않으나 한나라당이 피해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정부측의 책임만 문제삼는 정치공세성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은 유난히 감전사고가 많았던 점에 유의, 한국전력공사가 관리책임을 다했는 지 여부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거친 뒤 책임을 규명해나갈 방침이라고 전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호우가 예상됐음에도 불구, 배수펌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예고방송도 뒤늦게 하는 등 이번수해는 인재, 관재(官災)에 다름 아니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성명에서 "이 정권은 몇시간 호우로 수도권 심장부가 가히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지경이 돼 버렸는데도 수도권 지역의 엄청난 수해를 하늘탓으로 돌리고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서 "갑작스런 집중호우였다고 하나 대비만 잘했으면 막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때늦은 재난방송,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배수펌프, 차량통제 미흡, 공사장 처리 지연 등 관재와 인재가 겹친 구멍 뚫린 수방대책이 피해를 더 키웠다"면서 "피해 원인을 분명히 가려 책임을 지울 것은 지우고 보완할 것은 신속히 보완할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hjw@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