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세무조사와 황장엽(黃長燁)씨의 미국 방문 등을 놓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두 사람간의 화해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최근 야당의 강경노선에 대해 "처음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모처럼 긍정반응을 보이자 이 총재가 최근 상도동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세무조사 토론회에서 잘 했다"고 화답, 양측간 거리가 좁혀드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 총재가 이달내로 상도동을 방문해 세무조사나 황장엽씨 방미,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 등에 대해 조언을 듣는 방식으로 화해를 모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 주변에서는 두 사람과의 화해에 대해 엇갈린 기류가 공존한다. 부산경남(P.K)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두 사람이 화해하기에 지금처럼 적절한 시점이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수도권과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 출신 한 당직자는 15일 "적어도 P.K 지역에서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이 총재가 두루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YS의 이 총재에 대한 감정이 좋아진 현 시점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출신 핵심 당직자는 "YS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화합시점이 너무 이르면 '3김정치 타파'를 주창하는 당내 일각의 반발로 오히려 부작용 소지도 있으므로 대선 임박시점까지는 어느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종웅 의원은 "총재측에서 상도동 방문설을 흘리는 것은 그간 우리측에 소홀했기 때문에 화해분위기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YS가 이 총재를 못 만날 이유는 없지만 한번 만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