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3일 대법원이 지난 16대 총선 서울 구로을 선거에 대해 선거무효 판결을 내림으로써 장영신(張英信)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이날 대법원이 자민련 원철희(元喆喜) 의원에 대해 파기환송판결을 내림으로써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는 소식을 먼저 전해듣고 환영 일색의 반응을 보였으나 뒤이어 장 의원의 '비보'가 전해지자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당 지도부는 특히 이날 장 의원의 확정판결이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채 원 의원의 재판결과에만 촉각을 세우고 있다가 뒤늦게 언론보도를 통해 장의원의 의원직 상실 소식을 접하고 허를 찔린 듯 망연자실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장 의원이 보좌진에게 조차 이날 확정판결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장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도 '기습판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당직자는 "우리집에 초상나는 줄 모르고 자민련에 초상나는 것만 걱정했다"고 말했고, 다른 당직자는 "장 의원이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당 법률구조자문단에서도 오늘 판결이 예정돼있다는 점을 지도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결과만 보고한 것으로 안다"며 당혹해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당이라는 입장 때문에 공식적인 반응은 차분하고 원칙적인 수준에서 자제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우리는 사법부의 판단은 어떤 경우든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오늘 2건의 판결내용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여성경영인 출신의 장 의원이 정치권에 입문해 의욕적으로 활동하다 뜻하지 않게 선거무효소송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원철희 의원 판결에 대해서는 "원 의원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다만 그동안 판결을 앞두고 여러가지로 고심했을 자민련 지도부와 원의원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