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0일 시내 한 호텔에서 '제3의 길'의 전도사인 앤터니 기든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장과 만나 좌우파 정치노선 및 대북정책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총재는 1시간여동안 진행된 면담에서 기든스 교수가 중도좌파의 정치이념을 선도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듯 다소 공세적인 질문을 통해 '중도 우파도 제3의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먼저 이 총재는 '사회민주주의가 부활하고 있으며, 그 예가 토니 블레어 정권과 김대중(金大中) 정권'이란 기든스 교수의 강연 내용을 지적하며 "어떤 면에서 DJ 정부가 중도좌파이며, 정말 중도좌파의 이념과 성격으로 정권을 잡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기든스 교수가 "김 대통령을 과거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만났을 때 연설 등을 듣고 그렇게 느꼈을 뿐"이라고 답하자 이 총재는 "DJ 정당은 중도좌파 이념과 노선으로 정권을 획득했다기보다는 대표적인 보수인사인 JP와 연대하는 등 보수 노선으로 포장해 보수층의 지지로 정권을 잡은 것"이라면서 "오히려 당선전 표방했던 내용과 태도가 당선후 달라져 인기가 떨어졌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어 "중도좌파라야만 제3의 길을 갈 수 있나. 중도우파도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공화당 정책의 일부를 수용한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을 예로 들자 기든스 교수는 공감을 표시하면서 "제3의 길은 지금까지 전통적인 정치구도인 좌파와 우파 이런 두가지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또 "지금 한국경제의 당면문제는 시장경제에 국가가 개입한다는 점으로 DJ정권은 시장경제로 가지않고 정부 주도의 경제를 하고 있다"면서 "복지도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복지가 아니라 보상금을 통해 일당을 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기든스 교수는 "효과적인 시장구축은 중요하지만 건전한 복지정책이 있어야 경제구축도 가능하다"고 답한뒤 "햇볕정책은 북한을 지원하는 것인데 이 총재는 대북지원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게 사실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절대로 사실과 다르다"며 "의료지원 등 인도적 지원은 언제든지 해야하며, 다만 제대로 전달되는지 의아심을 갖고 있는 만큼 경제지원과 협력은 상호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뒤 "나는 원칙적으로 포용정책을 지지하며, 다만 북한을 어떻게 개혁 개방의 길로 이끌어내고, 북한과 대화하는 가운데북한의 인권문제를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고민스럽다"고 대답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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