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이 영국 공식방문을 마치고 3일 오후(한국시간 4일 새벽)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는 것으로 사흘간의 방문일정에 들어갔다. 현정부 출범이후 외교통상부 장관이 인권.통상 등 다자외교의 중심지인 제네바를 방문한 것은 지난 99년 3월 외교수장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유엔인권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홍순영(洪淳瑛)장관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한 장관은 이날 도착후 WHO본부를 방문, 브룬트란트 사무총장과 만나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를 '담배연기 없는 대회'로 열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WHO가 핵심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담배규제기본협약 제정을 비롯한 금연사업에 20만달러의자발적 기여금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장관은 이와함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를 위한 글로벌펀드 참여도검토하고 있다면서 WHO 사무국에 한국인 직원채용을 확대하는데 적극 협조해줄 것을당부했다. 특히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가능하다면 WHO의 평양 상주대표 사무소 개설을 계기로 남북한을 동시에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배석한 제네바대표부의 문창진(文昌珍)참사관은 전했다. 이에 한 장관은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유럽연합(EU) 의장국 대표자격으로지난 5월2-4일 남북한을 방문, 상당한 성과를 이룩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남북한 방문이 의미있는 방문이 되기를 희망하다고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한 장관은 방문 이틀째인 4일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UNHCHR), 마이크무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루벤 리쿠페루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 등 제네바에 본부를 둔 주요 국제기구 대표와 연쇄 회담을 갖는다. 한 장관은 이어 유럽유엔본부를 방문, 인권위원회와 유엔군축회의 회의장 등 주요 시설을 둘러본뒤 제네바 한국대표부에서 한.엘살바도르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 한 장관은 또한 제네바 주재 각국 외교단과 국제기구 및 제네바 주정부 인사들을 초청, 한국대표부 청사 개관 리셉션을 주관한다. 특히 이날 저녁에는 무어 WTO사무총장과 스튜어트 하빈슨 일반이사회 의장(홍콩대사)을 비롯해 WTO 주요 이사회와 위원회의 의장을 겸하고 있는 주요국 대사 10명을 초청, 만찬을 베풀고 제4차 각료회의 및 뉴라운드 출범 문제 등에 관해 논의할예정이다. 한 장관의 이번 제네바 방문은 올 가을 유엔총회 의장 내정자로서 주요 유엔산하기구 대표들과의 상견례를 겸한 업무파악을 위한 것이나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 10주년과 탈냉전이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인권.통상 분야 등 다자외교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한 장관은 2일오후 런던에서 루드 루버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과 만나 장길수군 가족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적극 협조해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중국내 탈북자문제에 관해 협의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