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8시5분(한국 저녁 9시5분) 싱가포르 항공편으로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장길수군(15) 가족 7명은 현재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내 대한항공(KAL) 라운지에서 밤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마닐라 지사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내에서 나와 대한항공 정비 사무실에서 머물고 있던 7인을 자사 라운지로 데려다 준 뒤 연합뉴스측에 "이들 모두 무척 밝은 표정에 건강해 보인다"고 밝혔다. 콜린 미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 대표는 29일 오전 이들의 3국행 사실을 전격 발표한 뒤 "가족내에 다른 곳에서 충분히 치료 받을 수 있는 건강상의 약간의 우려가 있었다"면서 7인 중 일부의 건강 악화를 시사했었다. 이들은 당초 책상과 의자 몇 개만 있던 정비 사무실이 협소, 불편함을 호소해 라운지로 옮기게 됐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1인용 소파 20개가 놓인 약 20평 규모의 라운지에는 길수네 가족 7인외에 30세쯤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관계자 1명(여)과 29일 서울에서 온 한국정부 관계자 2인 등이 함께 머물고 있다. 이들을 만나고 온 또 다른 관계자는 "길수군이 장난기도 있고 생글생글 웃으며 얘기하는 등 무척 밝은 모습이었으며 정비 사무실에 머물 당시 인터넷에 소개된 '오늘은 배불리 먹자' 등 자신의 그림 4점에 담긴 내용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여유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랜 여행에 시장할 것 같아 근처 KFC에서 햄버거와 콜라 등을 사다줬으며 이민국과 케세이 퍼시픽 등도 UNHCR의 요청에 따라 도시락과 생수, 치킨 등을 가져다 줬다고 밝혔다. 한편 길수군 외할머니는 정부 관계자들이 30일 오후 1시 아시아나 항공(OZ373)편으로 한국으로 들어간다는 말에 "이제야 살았구나. 정말 감사합네다"라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고 KAL 관계자들은 밝혔다. (니노이 아키노공항=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