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난민지위 인정과 망명을 요청해온 북한주민 7명이 29일 오전 중국을 출발해 싱가포르를 경유하여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이들 7명은 마닐라에서 29일밤 휴식과 간단한 치료를 받은 후 빠르면 30일밤, 늦어도 다음주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0일 오후 2시10분(한국시간.오후 3시10분) 마닐라발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이들에게 난민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건강 치료를 위한 인도적 차원에서 출국을 허용했다. 이들 7명은 이날 오전 8시45분(한국시간.9시45분) 싱가포르항공 SQ 811편으로베이징(北京)을 출발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오후 2시55분(한국시간 3시55분) 도착했다. 이들은 이어 4시40분(한국시간.5시40분) 비행기로 필리핀으로 떠나 오후 8시5분(한국시간.오후9시5분)께 마닐라에 도착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 사무소 콜린 미첼 대표는 이들 7명이 베이징을 떠나 제3국으로 향했다고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3국의 국명은 밝히지 않았다. 미첼 대표는 예정에 없이 발표한 짧은 성명에서 "중국이 이들 가족 내부에 다른곳에서 더 충분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강상의 약간의 우려들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들의 출국을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질병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중국 소식통들은 중국이 건강을 이유로 댄 것은 이들 7명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남북한.중국.UNHCR.국제사회 모두에 민감한 이번 사건을 체면을 잃지 않고 풀기 위해 아주 적절한 이유를 하나 찾아낸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남수(李南洙)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조치에 환영을 표시하고 "우리는 해당 탈북 7인이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한국으로 올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언제 한국에 도착할지는 지금 시점에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지 하루만인 지난 27일 이들 7명을 제3국으로 이송하겠다는 방침을 한국 정부와 UNHCR에 통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정부는 28일 이들 7명에게 임시 '여행증명서(T/C)'를 발급하는 한편 싱가포르 및 필리핀 공관에 관련 사항을 통보했다. 북한 주민 7명은 창이공항에 도착해 지상 공항요원의 호위를 받으며 활주로로내려왔다. 이들이 승객들 사이에 섞여 일반석에 타고 왔으며 베이징에서 안전요원이 동행했다. 필리핀 외교부 고위 관리는 북한 주민 7명이 마닐라를 거쳐 서울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리는 필리핀 정부가 이들이 한국으로 떠나기 전 마닐라를 경유할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히고 북한측이 이들의 일시 경유와 관련해 필리핀 정부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인도주의적 차원 이외에 올림픽 개최와 국제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이들을 아주 신속히 제3국으로 출국시켰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중국은 커다란 국제적인 인권 현안으로 번진 문제를 질질 끌면 중국에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 별로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