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장길수 일가족이 일본내 북한 인권 감시 단체인 RENK('구하자! 북한 민중 긴급 네트워크')를 통해 공개한 '유엔에 보내는성명문'(일본어 번역문) 요지. "우리들은 북한의 식량난을 피해 중국으로 온 장길수 일가족입니다. 우리 일행은 97년 1월 두만강을 건너 현재는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숨어 살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기아에 허덕이는 탈북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조선족 동포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탈북 난민을 도와준 사실이 발각되면 거액의 벌금(미화 250-650달러 정도)이 부과되고 형사벌(罰)을 받기 때문에 조선족의 지원도 끊겼습니다. 우리는 중국의 은신처에서 숨어 살면서 탈북 동기와 그 과정 등을 쓴 책('눈물로 그린 무지개')을 썼습니다. 북한 당국자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우리의 행동은 1급 정치범으로써 국가를 등진 대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유엔을 비롯한 세계에 당당히 북한의 실정을 고발하는 것은 자발적인 행동임을 밝혀둡니다. 이같은 행위는 죽음을 초래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마직막으로 선택한 길이 유엔이었습니다. 유엔이야말로 탈북 난민들이 의지하는 최후의 피난처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최근 우리 길수 가족중 5명이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에서 공안 경찰에 체포돼 북한에 강제 송환된 적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2명은 지난 5월 반국가 활동죄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로 이송됐음을 확인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에 이송된 가족들 때문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중국의 은신처가 발각돼 위험에 처하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은신처를 떠나 이곳 유엔(난민 고등 판무관실)까지 피난, 지원을 요청하게 됐습니다. 우리들이 중국 당국에 피난 요청을 하지 않는 것은 과거의 예에 비추어 북한에 강제 송환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길수 가족과 같은 수만명의 탈북 난민이 이국 땅에서 자유를 갈구하며 끝없는 유랑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길수 가족은 유엔, 중국 정부,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인들의 보다 따뜻한 애정과 인류애가 실현되기를 기대하며 다음과 같은 결의를 표명합니다. 1.우리는 유엔으로부터 국제법상의 난민 지위 인정을 받고 대한민국으로의 무사귀환이 보장될 때까지 현재의 위치를 떠나지 않는다. 1.우리 길수 가족은 개인 독재의 폭정 하에서 맹목적인 충성과 침묵만을 강요당하고 있는 2천만 북한 인민의 입이 될 것이다. 6월 20일. 자유, 인권의 해방을 위해 싸우고자 하는 길수 가족 일동 "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