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군 수뇌부 골프파문에 대한 여론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전군의 수뇌부와 관련된 사안이고 그뒤에는 60만 군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하며 장병의 사기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너무 쉽게 생각해선 안되며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도 미국을 방문중이니 돌아와 봐야 하며 좀더 지켜보자"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이번 파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측은 군의 공식채널을 통해 이번 수뇌부 골프파문에 대한 경위조사 보고를 받은 결과 북한 상선이 우리영해를 침범한 2일 군 수뇌부가 골프를 칠 당시에는상황이 초기단계였기 때문에 군 수뇌부가 운동을 했다해도 대응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나중에 상황이 다 전개된 뒤에 결론적으로 돌아보면그 때 골프를 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당시로선 초기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북한 상선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이적절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고위관계자는 "NLL 침범 당시 해군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이 세상의 어느 사람도 달리는 배를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선) 세울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만일 무력을 사용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군의 대응이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도 한국군의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이는 단지 미국 국방장관의 말이 아니라 미국인 대부분의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청와대측이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정서상 북한의 상선이 영해를 침범할 당시 군 수뇌부가 전원 골프를 친데대해 국민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골프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나라가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고 구조조정, 실업, 경제난 등이 겹친데다 NLL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아니냐는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골프파문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말했다. 이에따라 청와대는 국군기무사를 통한 경위조사와 김 장관의 귀국후 보고 등을통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뒤 여론의 수위 등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지 여부 등을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