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상선이 영해를 침범한 지난 2일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 조영길(曺永吉)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참모총장이모두 골프를 쳤던 것으로 22일 밝혀지자 군당국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군은 사정당국이 군 수뇌부의 골프 경위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자 차기 군 인사구도에도 영향을 줄 것인지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 군 수뇌부가 주말에 군 골프장을 이용한다는 것은 군안팎에서 이미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북한상선 영해 침범 사태와 맞물리면서 '군기' 문제로 까지 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군 수뇌부가 골프를 시작한 때는 북한상선의 영해침범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대형상선이 영해로 진입하는 상황을 너무 간단하게 인식한 것은 변명의 소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체력단련장으로 불리는 군 골프장은 충남 계룡대, 경기 남성대 등 전국의 각군 영내.외에 현재 26개가 운영중이다. 군은 '영내 대기' 개념에 따라 체력 단련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군내에서 사실상 '족쇄'로 인식되고 있다. 즉 긴급 상황 발생시 영외에 외출한 장교들을 소집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영내에 묶어두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외출 및 접촉기회가 적은 장교와 장성들은 체력단련장에서 서로 만나 정보도 교환하고, 타 군간 친목도 도모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24시간 출격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공군의 경우, 전투기 및 각종 항공기 조종사와 정비사 등이 영내에 대기해야하기 때문에 9홀 규모의 체력단련장을 보유하고있는 실정이다. 대개 18홀 규모의 군 골프장은 현역의 경우 1인당 1만4천원의 저렴한 비용에 4시간30분-5시간 가량 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역을 한사람 끼는 편법을 이용해 일반인이 거의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군 골프장 예약 문제는 군내 심각한 외부 민원중 하나로 여기에는 소위 힘있는 정치권과 언론기관의 '청탁'이 가장 심하다고 군의 한관계자는 토로했다. 군 관계자는 "군 수뇌부의 골프 파동으로 군 체력단련장을 이용하는 군인 모두가 도매로 매도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골프장 이용을 문제삼는 것도 좋지만 군인의 근무환경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번 군 수뇌진의 골프 행각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평상시 체력단련과 친목 도모 등을 위해 설치된 영 내외의 골프장 이용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군인 본연의 자세에 문제를 드러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국가 주권이 미치는 영해상에서의 침범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조국 수호의 최후 보루인 군의 최고 수뇌진이 초기에 너무 안이한 상황판단과 대처 그리고 근무자세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 군사평론가는 지적했다. 군 당국은 북한 상선이 우리 영해를 처음으로 침범한 당일인 지난 2일의 군 수뇌진의 골프행각을 계기로 정치권등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군기확립'의 일대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게 군을 아끼는 일반 국민들의 정서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