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가 5일간의 중국.몽골방문을 마치고 22일 오후 귀국한다. 중동순방에 이어 40여일만에 다시 '세일즈 외교'에 나선 이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두 나라와의 실질협력관계를 한단계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 총리는 경제.통상분야에서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들의 투자 및 수출여건을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투자 및 사업확대 기회를 넓힌 것은 주목받는 성과다. 이 총리는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올 하반기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 이동전화 2차 입찰시 LG전자 신규참여를 요청, "앞으로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냈다. 이로써 오는 2004년까지 8천만회선 규모의 CDMA망 구축사업이 계획된 중국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의 추가 진출 및 사업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총 사업규모 500억달러 중 200억달러는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총리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이동통신 로드쇼'에 참석, 양국간 이동통신분야 협력을 역설해 즉석에서 우리 기업들이 이동전화 중계기, 단말기 등 4천100만달러의 장비수출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몽골에서도 엥흐바야르 총리와의 회담에서 'IT세일즈'에 역점을 둬 몽골정부의 정보통신기술 육성계획인 'ICT-2010'사업에 우리 기업참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몽골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투자여건 개선을 약속받았다. 이 총리는 특히 한국통신의 사업확대, 양국이 공동출자한 CDMA회사인 스카이텔의 사업규모 확대(3만회선→10만회선), LG전자와 몽골경찰청간 협의중인 '경찰 C3I'시스템장비 공급 협력 등의 사업을 구체적으로 거론, 지원을 요청했다. 중국과 몽골에서 우리 기업의 CDMA 사업확대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통신시장 진출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측에 금융.보험.증권분야 협력강화를 제의,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게되면 '좋은 친구'인 한국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외환위기시 단기자금을 상호 지원하는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다. 또 두 나라로부터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지원을 약속받은 것도 주목된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이 총리가 1만5천명에 달하는 국내 몽골 출신 불법체류자 문제에 대한 정부입장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하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소환 문제 등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하이=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