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梁性喆) 주미 대사는 17일 남북 통일을 이룩하려면 미, 중, 일, 러 등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의 전폭적인 이해와 협조가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양 대사는 미국 공영 TV인 C-SPAN의 시사 대담 프로그램인 `워싱턴 저널'에 출연, 한반도 평화 정착에 언급하면서 "지정학적 위치와 역사를 감안할 때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은 물론 4대국의 이해가 얽혀 있는 국제 문제"라고 지적했다. C-SPAN은 특히 양 대사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설명할 때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일본해(Sea of Japan)'가 아니라 `동해(East Sea)'라고 선명하게 표시된 지도를 배경 화면으로 깔아 눈길을 끌었다. 양 대사는 "지난 6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대화 재개 선언으로 6개월동안 중단됐던 남북한의 공식 대화는 물론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채널이 다시 가동됐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한, 미, 일 3국공조 노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 대사는 "반세기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남북 관계가 시사하듯 북한을 고립에서 국제 사회로 이끌어내려면 흔들림 없는 끈기와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며 "이미 부시 행정부도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에서도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 전망을 묻는 시청자 질문에 "한국 정부는 독일 통일의 역사적 교훈을 참고해 당장의 급격한 통일보다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긴장 완화와 협력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며 6.15 공동 선언의 성과와 관련, "이전의 대치 상황과비교해야 하며 북한이 보인 변화의 자세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자와 출연자가 대담하는 사이에 시청자가 전화로 직접 질문하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워싱턴 저널'은 보통 미국 전역의 1천700만가구와 함께 캐나다, 중남미는 물론 유럽에서도 시청하며 이날 시청자 질문 12건 중에도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멀리 런던에서 걸려온 전화도 있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