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청와대에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수행원과 이산가족 방문단, 대북경협 기업인, 대북지원단체 및 시민단체 회원 등 각계 대표 170명과 대화를갖고 남북정상회담 1년을 회고하고 향후 남북관계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김 대통령과 각계 대표와의 대화는 소설가 김주영(金周榮)씨의 사회로, 임동원(林東源) 통일장관의 남북관계 현황보고, 각계 대표들의 질문과 건의에 대한 김대통령의 답변 형식으로 오전 11시45분부터 55분간 진행됐다. 김 대통령은 대화가 끝난뒤 참석자들과 오후 2시까지 오찬을 함께 하며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김주영씨 = 남북공동선언 1년을 회고하고 앞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갖겠다. 통일장관이 1년간을 회고하고 남북관계 변화를 정리하겠다. ▲임동원 통일장관 = 공동선언은 분단이후 남북 최고의 지도자가 합의 서명한 것으로 더이상의 대결을 중지하고 상생과 평화.공존을 위한 민족 화해.협력선언이었다. 오늘 아침 남북 장관급회담 수석대표가 양측을 대표해 축하하고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에 박차를 가하자는 메시지를 교환했다. ▲김 대통령 =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남북간에 약간의 정체가 있지만 1주년을 계기로 햇별정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이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햇볕정책은전세계가 지지하는 '윈(Win)-윈(Win)' 정책이다. 주변 4대국에도 좋은 정책이다. 이 정책이 실패할 리 없다. 소신을 가지고 햇볕정책을 실현해서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을 해 장차 10-20년 뒤에 평화통일을 하는 계획을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강성모(姜聖模) 린나이 코리아회장(남북정상회담 수행원) =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한다. 남북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나아가 아시아 경제공동체도 제창해 달라. ▲김대통령 = 정상회담 정례화는 아주 중요하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북한은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당과 군, 정부를 완전히 장악한 체제다. 김 위원장만이 주요 업무를 결정한다.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되려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정례화돼야 한다. 남북간 정상회담 정례화를 추진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협력,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을 위해 중요하다. 남북경제협력은 이중과세보장협정, 청산계정 등 4개 협정이 체결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법륜스님(대북지원 관련자) = 통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정치를 과감히 양보하고 국민적 지지를 얻어 남북관계도 통일을 이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북한 2천만 민중이 어렵다. 최소한 1년에 5천억원 이상은 지원해줘야 한다. 북한에 대해조건없이 긴급한 지원을 해서 전세계에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줘야한다. ▲김대통령 = 지금 남북관계가 정체돼 있는데 우리의 성의가 부족해선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대로 서울에 올 것을 계속 요구하고있다. 장관급 회담도 계속 요구하고 있다. 경의선 연결사업을 계속하자, 개성공단,이산가족 면회소, 편지교환 문제도 약속대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 북한은 회답도 잘 안되고 있다. 북한이 그렇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지난 2월부터미국 부시 행정부가 출범해 대북정책을 재조정하면서 북한이 `미북관계를 보고나서남한과 대화하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북한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려면 북한도 협력을 해줘야 한다. ▲정천구 영산대 교수(민주평통 자문위원) = 안보문제에 있어 군이 철통같이 하고 있지만 북한 상선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을 자주하니까 국민들이 안보에 대해의구심을 갖는게 사실이다. 대북지원은 국민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우리 경제에 활로를 열어주는 방식으로 가고 안보는 행동지침이 명확하게 주어져 국민이 불안하지않고 군이 소신껏 안보를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김 대통령 = 화해협력은 유화책이 아니다. 진정한 화해는 확고한 안보위에서가능하다. 한미 연합방위체제가 있는 한 한반도에서 전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우리는 안보태세, 군사력을 확고하게 유지하면서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정부가 한미간에 물샐틈없는 공조를 하고 있는 뿐만 아니라 햇볕정책이 세계의 지지를 받고있다는 점에서 역대 어느 정부때보다도 안보가 강하다는 점을 믿어도 된다. 국민의 정부는 북한이 무력으로 도발하면 무력으로 응징한다. 이는 연평해전에서 봤다. 이번 문제(북한상선 영해침범)는 비무장 상선이다. 세계 모든 나라의 배가제주해협을 운항하고 있다. 오직 동족인데도 북한의 배만이 사전에 승낙을 받고 가도록 돼있다. 우리가 영해에 들어온 북한 상선을 내보내지 않고 통과시켰다면 영해를 지키지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영해에 들어왔다고 해서 꼭 총격을 가하는게 좋으냐. 정상회담을 해서 평화를 지키자고 했고,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무력을 사용하지 말자고 했는데 비무장 상선에 무력을 썼다면 세계여론이 어떻게 되겠는가. 남북관계는 어떻게되겠는가. 군이 적절히 대응했다. 무력도발은 응징하고 비무장 상선은 나가라고 한것은 적절히 대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서울 오느냐가 관심거리다. 이시간에 확실히 말해 기쁨을 주기 바란다. ▲김대통령= 이 시간 확실히 얘기할 사람은 김 위원장 밖에 없다. 현재로선 며칠이다 말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남북공동선언에 분명히 방문한다고 약속했다. 오는 것은 금년내에 와야 한다. 내가 작년에 갔으니 금년내 와야 한다. 통일부장관 1주년 메시지에도 금년에 와야 한다고 했다. 조금씩 변화가 있는데 말할 단계는 아니고 김 위원장 와야하고 금년에 와야 한다. 어제 여론조사 해보니 80%가 서울답방 바라고 있다. 국민 뜻과 일치하는 것이다. ▲박연진씨(이산가족)= 50년만에 혈육만난 기쁨 말로 표현 못하지만 아직 생사소식 모른다. 생사확인, 서신교환, 면회소 상설화를 적극 추진할 것을 부탁드린다. ▲김대통령= 지난 1년 국민 성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조선왕조 말 우리나라는안으로는 싸우고 밖으로는 쇄국으로 시대에 뒤떨어져 일본에 점탈당했다. 그 후 전쟁이 나고 그 결과로 철조망 50년의 한이 생겼다. 그런 가운데 세계 11번째 경제국이 됐지만 21세기 새로운 시대에는 부족하다. 정보화, 생명공학 등 최첨단기술 발전시키고 이것을 전통산업과 접목시켜 세계일류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민족적 소명은 통일은 천천히 해도 절대 전쟁은 하지 않아야 한다. 전쟁 일어나면 남북은 희망이 없다. 북한엔 우수한 인력, 지하자원, 풍부한 어업자원이 있다. 경의선, 경원선 활용하면 한국이 일거에 물류중심지가 된다. 우리민족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단군이래 5천년만에 일류국가 되기위해 지식기반사회 건설과 평화공존, 이 두가지를 반드시 이루자. 19세기 조상처럼 과오 범하지말고 후손에게 영광을 주도록 힘을 합치자. (이어 열린 오찬에서) ▲김성훈(金成勳) 전 농림부장관= 이달초 우리민족공동대표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황해도와 정주, 사리원 등을 방문했는데 현장에서 우리가 북으로 보냈던 비료가 뜯기지 않은 채로 뿌려지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다. 올해 비료를 제때에 보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하더라. 옥수수 박사로 통하는 김순권 교수가 북한에서연구중인 슈퍼옥수수가 몇년내 나올 수 있을 것같다고 북한 관리들이 귀띔하더라. ▲이우정(李愚貞) 민화협 고문= 요즘 일부에서 `퍼준다' `국방을 등한시한다'는 등의 비난을 하는데 흔들리지 말고 책임을 완수해 주기 바란다. ▲김고중 현대아산 부사장= 그동안 북한과 일을 하면서 때로는 싸우고, 사정도하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친구처럼 됐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