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은 14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고 김대중대통령의 남북 평화및 화해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를 출범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EU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기후온난화방지를 위한 교토협약 이행에 대해서는 심각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이후 처음 열린 미-EU정상회담에는 부시 대통령과 EU의장국인 스웨덴의 요란 페르손 총리,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이 머리를 맞댔다. 남북관계 개선지지 천명=회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EU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지한다"며 "EU고위대표단의 남북한 방문결과를 논의하고 북한의 미사일발사실험 유예,남북정상회담 이후 시작된 화해조치 준수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EU는 미국이 광범위한 의제에 대해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하며 남북한 대화및 화해,비확산,인권문제가 향후 대북관계 발전에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미-EU 정상회담 성명에서 한반도 평화문제가 이처럼 강도높게 언급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U는 지난달초 남북한 동시방문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문제를 논의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기후협약 갈등 심화=최대 쟁점인 지구 온난화방지 방안에 대해서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기후문제와 교토협약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EU는 미국의 교토협약 파기선언에 대해 재차 강하게 비판했다.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페르손 총리는 "EU는 교토협약을 강력히 지지하며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준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 직전 교토협약 파기 비난에 대한 예봉을 피하기 위해 기후변화 추가 연구 등 대안을 제시했으나 EU는 "지금은 연구할 때가 아니라 행동할 때"라며 일축했다. 안보.무역문제도 성과없어=발칸위기 통상마찰 등의 현안에 대해 원칙적인 협력 입장 표명 이외에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EU는 발칸분쟁 해결을 위해 나토군 파견을 미국에 희망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해결 우선 모색이라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무역문제에서도 오는 11월 WTO각료회담에서 뉴라운드를 출범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것외에 철강수입 호르몬쇠고기 유전자변형작물 등 현재 걸려있는 통상마찰을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