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 지난 1년동안 남북한 당국자회담이 중단되는 등 정치 문화분야의 교류는 교착상태를 보인 반면 경제협력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한 교역규모는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난해 처음으로 4억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올들어 3월까지 7천6백56만달러에 달해 전년동기(7천5백96만달러) 대비 0.78% 늘어났다. 지난해 1억달러를 돌파한 위탁가공무역 규모도 올 3월말 현재 전년동기비 23.1% 늘어난 2천4백34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산가족상봉 사업의 경우 정상회담후 세차례에 걸친 교환방문으로 3천6백30명이 가족을 만났으나 지난 3월 이후 교류가 중단돼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 제도화는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언론사 사장단 방북,남북교향악단의 서울합동연주회,시드니 올림픽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등 사회문화 교류도 이뤄졌지만 일회성 사업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의 관건인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은 한차례의 국방장관회담과 네차례에 걸친 군사실무회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북한체제의 경직성과 남한 내부의 보수적 흐름에 따른 갈등,그리고 민족문제이면서 동시에 국제문제이기도 한 남북관계의 특수성이 맞물린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이 북한과의 접촉에 나섰고 금강산관광 사업을 둘러싼 현대의 대북 협상이 가닥을 잡아 남북관계는 한층 진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동원 통일부 장관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신뢰를 회복하자는데 합의한 것으로 최근까지도 경제협력이 꾸준히 이어진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