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대화 재개방침 발표 이후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잭 프리처드 미국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이형철 유엔 주재북한대표부 대사간의 첫 만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두사람간 이번 접촉은 향후 시작될 프리처드 특사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부상간에 진행될 북미간 본격 회담을 위한 준비접촉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시각이다. 나아가 이번 뉴욕 접촉이 부시 대통령의 북미대화 재개성명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동의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번 접촉은 현안이 있을 때 북미간에 의견을 교환하던 통상적인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이번 접촉은 북미간의 대화재개에 대한 뜻을 주고받는 `메신저' 역할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번 뉴욕접촉을 북미간 본격적인 대화재개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뉴욕접촉의 성격은 '대화'(dialogue)가 아니라 '통신'(communication)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프리처드 특사가 북미간 쌍무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이 대사와 만난다"고 성격을 규정했다. 북미 양측은 이번 뉴욕접촉을 통해 향후 진행할 북미회담의 수준, 시기, 장소, 의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우선 한반도 문제를 전담하는 프리처드 특사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간에 핵, 미사일, 재래식 군비 문제 전반을 두고 회담을 열 것을 공식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의 예로 보면 북한은 당장 미국의 제의에 명확한 입장을 표시하지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제안에 대해 수정제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북미간본회담이 열리기 전 지루한 '기싸움'과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접촉이 대북 강경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던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선(先)대화 재개로 '중심점'을 옮긴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양측간에 단순한 준비접촉 이상의 깊숙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이번 뉴욕접촉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미국이 준비접촉을 에드워드 동 국무부 한국과장과 이 근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간의 만남이 아닌 프리처드-이형철 접촉으로 결정한 것은 미국의 대화재개에 대한 진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와 북한측 반응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