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선의 잇단 우리 영해 통과 파문이 일단락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세계식량계획(WFP)기구가 제공하는 쌀 1만?을 싣고 지난 1일 일본 홋카이도를 출발, 북한 남포항으로 향하던 북한 상선 청천강호가 5일 오전 1시께 우리 영해인 제주해협 인근 해상까지 접근했다가 갑자기 항로를 바꿔 공해상인 제주 동남쪽으로 우회,항해중이라고 5일 밝혔다. 국방부 황의돈 대변인은 "청천강호의 출항지와 적재물이 청진2호와 같아 또 다시 제주해협을 통과하지 않을까 주의 깊게 보았으나 종전 항로대로 제주 남해안 공해를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청천강호는 이날 오전 해군 대잠초계기의 공중정찰 결과 제주도 동남쪽 40마일 공해상을 항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천강호가 공해상인 제주도 동남쪽으로 우회한 것은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시 북한 상선 대홍단호는 제주해협에서 벗어나라는 해경의 요구에 대해 "지금 돌아가는 것은 무리이며 본사가 모두 퇴근한 상태라 별도 지시를 받을 수 없다"며 "남북이 오가는 시대를 맞아 지난 50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제주해협을 활용하기 위해 서로 절차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대홍단호는 제주해협을 벗어난 뒤 "남한 영해를 더 이상 침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과 해경은 북한 상선 대홍단호가 제주해협을 통과하자마자 해경정 4척과 해군함정 4척, 1만t 군수지원함 등 9척을 동원,대홍단호를 공해상으로 밀어붙였다. 합참 작전부 김근태 작전차장은 "극한 상황이 아니면 사격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작전을 진행했다"며 "하루에 1백여척의 각국 선박이 지나가는 제주해협의 특성과 야간 등을 감안, 사격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