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4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명파 의원인 이호웅(李浩雄) 대표비서실장에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대통령 중심론'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격랑이 일고 있는 바다의 한 가운데에서 흔들리고 있는 배'를 그림으로 묘사한뒤 배의 앞과 뒤에 있는 사람들을 '서명파'로, 배의 중심에 있는사람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 비유했다. 이 위원은 이 실장에게 "파도에 의해 배가 흔들리면 배의 앞뒤에 있는 사람들은 '곧 배가 뒤집힌다'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큰일났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 한다"면서 최근 서명파 의원들이 거론한 위기의식을 겨냥했다. 그러나 이 위원은 "문제는 배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인데 중심에 있는 사람까지 흔들려서는 안된다"면서 "배의 중심은 당연히 대통령"이라고 부연, 김 대통령이 이번 파문의 와중에서 결코 흔들림없이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이 위원은 "어떤 경우에도 중심이 서면 배가 안 뒤집힌다"고 강조한 뒤 "대통령은 배의 앞뒤에 있는 사람들처럼 위기를 느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 측근은 "최근의 쇄신파문이 자칫 대통령에게 누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김 대통령이 서명파들의 충정을 이해하되 서명파들의 언행을 뛰어넘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조망해야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