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11명이 스위스 제네바 소재 다자협상 전문 연수기관에서 6주간의 일정으로 위탁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북한외교관은 지난 달 14일부터 제네바 시내 다자협상실습연구소(CASIN)에서 집중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이 연구소의 장 프레이몽 소장이 1일 전했다. 북한외교관들의 연수는 오는 23일까지 6주간 진행될 예정이며 교육비용 등은 스위스 외무부가 지원하고 있다. 프레이몽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교육내용에 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교육과정중에는 세계무역기구(WTO)를 비롯한 국제통상분야와 외국인 투자, 개발 문제 등 시장경제에 관한 부분도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프레이몽 소장은 "교육과정에는 경제학, 국제법, 국제기구, 역사, 유럽문제 등 학문적인 분야도 들어 있지만 이번 북한외교관 연수코스의 경우 북측의 요구사항과 실정에 맞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교관들이 스위스 외무부의 지원을 받아 CASIN에서 연수를 받는 것은 지난 97년 이래 이번이 4번째이며 통상적인 연수인원은 12명 내외라고 프레이몽 소장은 전했다. CASIN은 해당국의 요청과 스위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개도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다자외교에 관한 연수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북한 외교관의 제네바 연수는 지난 달 북한 학자와 교수들로 구성된 실무연구단 5명이 사상 최초로 정식비자를 받아 미국을 방문한 것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북한당국의 경제개발모델 구상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달 초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고위대표단의 평양방문시 경제개혁 및 개방모델을 연구하기 위한 조사단을 유럽에 파견키로 합의했으며 식량 등 인도적 대북지원과 병행해 산업분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