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내홍이 소장파와 수뇌부간의 감정싸움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당초 "안동수 인사파문"으로 촉발된 "정풍운동"이 소장파와 수뇌부 사이에 인신공격성 설전으로 발전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가는 형국이다.

특히 소장파 의원 14명이 29일 저녁 긴급회동을 갖고 여권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세결집을 통한 지도부 압박에 나섬에 따라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정동영-정균환 격돌=범동교동계인 정균환 총재특보단장은 29일 소장파의 대표격인 정동영 최고위원을 겨냥,"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어려운 당의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단장은 "지난 25일 새벽 정 위원및 천정배 의원과 만나 김대중 대통령과의 면담을 약속하며 더이상 행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그런데도 정 위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고려해 독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정 단장은 이어 "개혁이니,정풍이니 하는 당사자가 이런 독한 거짓말을 하는 행태야 말로 개혁의 대상"이라는 독설도 뱉었다.

이에 정동영 최고위원은 "나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고 어떤 얘기를 한다해도 변경될 상황이 아니었다"며 "나는 대통령 면담을 절대 먼저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 위원은 "정 단장의 말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느냐.사실과 많이 다르다"며 "본질은 당정쇄신"이라고 강조했다.


<>소장파-지도부 움직임=정동영,신기남,천정배,정동채,이재정,정범구,박인상,정장선,이종걸,송영길,강성구,이호웅,임종석,김태홍 의원은 회동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돌파하기위해서는 여권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들은 또 "당을 위한 충정이 당내 갈등으로 왜곡돼 비쳐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당지도부를 겨냥했다.

"여의도 정담"소속 의원 5명도 모임을 갖고 조속한 국정쇄신을 촉구했다.

반면 김중권 대표는 귀국직후 당사에서 긴급 당4역회의를 열어 밤늦게까지 수습책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상황을 토대로 나름의 구체적인 안의 방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의원 워크숍에서 날을 세워서라도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창 김병일 윤기동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