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 중국 산둥성에 위치한 태산(泰山)에 올랐다.

중국 5악(岳)중 으뜸으로 꼽히는 태산은 ''정상에 오르는 도중 비를 맞으면 뜻을 이룬다''는 설화를 갖고 있는 곳.

김대중 대통령도 이 산을 오르면서 비를 맞은 것으로 알려져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갖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등반에서 수행원들은 김 대표가 산중턱에 이르자 "그만 내려가는게 어떻겠느냐"며 중도하차를 권유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여기까지 왔는데 안오를 수 있느냐"며 정상등정에 상당한 집념을 보인 끝에 1천5백45?인 이 산의 꼭대기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산둥성 진건국 부서기가 주최한 만찬에서 "태산에 오르면 좋은 일이 생기고 기(氣)를 크게 받는다고 해서 기를 쓰고 정상까지 올라갔다"며 등정을 고집한 이유를 털어놨다.

그러나 이날 비는 오지 않았다.

''비가 안와서 섭섭하시겠다''며 기자들이 말을 건네자 그는 "비가 안와서 다행이다.

우산도 필요없고 내려가기도 안전해서…"라며 섭섭한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중국 취푸=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