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수 인사파문''으로 촉발된 민주당의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여권 수뇌부의 수습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재선의원들이 25일 청와대와 당의 수뇌부를 직접 겨냥하며 대대적인 당정쇄신을 요구하고 나서 소장파대 동교동계간 ''파워게임''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재선그룹의 가세=재선의 신기남 천정배 의원은 여권수뇌부의 집요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날 ''거사''를 강행했다.

두 의원은 오후 늦게 당사에 나타나 ''국민의 정부의 성공을 위해 우리 모두 백의종군해야 할 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권수뇌부의 전면교체를 요구했다.

두 의원은 "국민들은 우리의 국정수행 능력과 개혁의지에 대해 불신과 냉소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며 "집권후반기에 이른 지금 시급히 반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민심의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해 획기적인 국정개혁을 추진하는 것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이어 "우리의 요구가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한 것으로 국민과 동료의원들이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쇄신 요구가 수용되면 구체적으로 후속조치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중권 대표의 교체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성명서 내용 그대로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전날 당직사퇴를 발표한 초선그룹은 곧 ''13인 모임''을 갖고 현 정국상황에 대한 입장을 정리키로 했으며 소장파의 대표격인 정동영 최고위원도 조만간 같은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수습노력=이날 당4역회의에서는 오는 31일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어 당정 쇄신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소장파의 의견을 당내에서 수렴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파문의 확산을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김중권 대표는 출국에 앞서 "방중기간 중 당내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정국운영 문제를 구상해 귀국하는 대로 총재에게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검토중인 쇄신안에는 언로확대를 위한 청와대 최고위원회의 정례화와 의총기능 강화,당직개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소장파의 움직임을)충정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한두달에 한번씩 최고위원들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은 김 대통령이 조만간 청와대에서 소속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