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구도가 3각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화갑 김근태 최고위원과 노무현 상임고문 등 3인의 이른바 ''개혁세력 연대'', 이인제 최고위원을 축으로 한 중도파, 그리고 김중권 대표 중심의 보수세력이 각개 약진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개혁세력 연대의 경우 3인이 각기 세를 확장한 뒤 경선과정에서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전략이다.

노무현 고문과 김근태 최고위원이 최근들어 ''민주화세력 연합론''을 제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노 고문은 지난 8일 "민주세력 연대차원에서 필요하다면 내가 김근태 최고위원에 (후보를) 양보할 수 있다"고 운을 뗐으며, 김 위원도 "분열상황이 오면 내가 희생해서라도 단합에 나서겠다"고 즉각 화답했다.

노 고문과 김 위원은 그동안 수차례 회동을 갖고 ''연대''에 원칙적인 공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갑 최고위원은 "아직 대권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DJ맨''이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연대에 공감하고 있다.

특히 3인 연대는 낮은 대중성(한 위원)과 당내 세(勢)불리(김 위원과 노 고문)란 현실론에서 출발하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에 이인제 위원은 대중적 지지도를 업고 독자세력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위원은 현재 국민신당파와 충청 경기 출신의원 15∼16명을 자파로 확보했으며, 권노갑 전 최고위원을 축으로 하는 구 동교동계의 지지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지난 3일 열린 이 위원 후원회에 구동교동계 인사가 대거 참석, 양측이 이에 묵시적인 교감을 이뤘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김중권 대표는 당내 보수세력 결집이 1차 목표다.

현재 일부 고려대출신 의원과 대구 경북 지구당위원장, 구 여당출신 전직 의원 등을 축으로 세를 불려 나가는 상황이다.

잦은 영남 지역 방문은 ''영남후보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 대표란 위상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