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지난 91년 이후 10년만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 세계를 제패하려던 소망이 무산됐다.

특히 당국자간 정치.군사적 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 북한이 이런 결정을 내려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탁구 남북 단일팀 구성은 지난 10일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합의한 사안으로 그동안 남북은 각 25명씩 총 50명의 단일팀을 구성키로 하고 훈련지 물색 등 실무 문제를 팩스를 통해 협의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28일 ''쌍방이 완전합의를 이룩하기 어렵게 된 형편''이란 이유를 내세워 실무협의조차 중단시켰다.

지난 13일 정치.군사적 문제를 다룰 장관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시킨데 이어 탁구 단일팀 구성도 무산시킨 것이다.

이에따라 향후 남북일정은 불투명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남북은 내달 3일부터 5차 적십자회담을 갖기로 합의했으나 개최장소를 놓고 완전합의를 보지 못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태권도 시범단 교환을 위한 실무접촉도 지지부진해 정치.군사 분야는 물론 사회.문화분야마저 대화단절의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와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주말까지 북측이 장관급회담이나 적십자회담에 대해 뚜렷한 대답을 보내 오지 않을 경우 남북대화 중단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남북간 경제협력은 인천~남포간을 통해 물품이 꾸준히 오가는등 지속되고 있는데다 북한이 유럽연합(EU) 대표단의 방북을 초청하는 등 대외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남북 당국자간 대화가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성 관측도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