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6일 국가정보원장,통일 외교통상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팀을 전면 교체한 것은 미국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적극 대처하면서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안보팀을 새롭게 구성,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을 조율하고 소강 상태에 빠진 남북문제를 해결하라는 과제를 던진 것이다.

우선 한승수 외교, 김동신 국방장관의 기용은 한.미관계 강화를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제부총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한 외교장관은 주미대사 시절 미국 공화당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미국통''이어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불거진 외교 난맥상을 수습하는데 적임자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정책부서에서 한.미 관계를 주로 다뤄온 김 국방장관도 한.미간 정책공조를 강화하는데 일조하게 될 전망이다.

또 김 대통령은 임동원 신임 통일장관을 전면에 등장시켜 남북관계 발전을 주도하도록 했다.

햇볕정책의 핵심 역할을 맡아온 임 장관은 국정원장 재직시 대통령 특보 자격으로 지난해 6월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남북관계에 깊이 관여해 왔다.

야당으로부터 ''국정원장이 본연의 임무인 안보를 팽개치고 대북정책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임 장관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의장을 겸직하는 통일부 장관에 전격 기용, 외교안보 분야의 전략과 부처간 이견을 총괄 조율하며 공식적인 남북협상의 전면에 나서게 했다.

아울러 신건 국정원장을 전격 기용, 국정원이 대외정보 수집 기능과 그동안 소홀히 해온 정치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맡도록 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새 외교안보팀은 임 장관을 중심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공론화하는 등 남북협상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