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협의과정에서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에 대한 한국측의 공식 지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23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열린 고위정책포럼에 참석, "미국은 한.미 정상회담 교섭 과정에서 우리에게 NMD 추진에 찬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우리 국회연설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해서 조율과정을 통해 언급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미국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의 초안에서도 "NMD 지지"를 요구했으나 우리 정부가 교섭과정에서 이를 제외시켰다"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금껏 NMD와 관련해 공식적인 지지 요청을 받거나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취해 왔으나 이 장관이 이처럼 발언함에 따라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러,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우리 입장을 견지하려 했던 점을 말하려는 의도였는데 잘못 표현됐다"고 해명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