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이 23일 비주류 중진들의 이회창 총재 비판을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정창화 총무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최근 당 일각에서 여당이 바라는 음모공작에 부응하듯 정계개편이나 개헌론을 피력하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정계개편이나 개헌론은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여권 공작의 한 부분인데 당 중진의원들이 마치 당이 분열에 직면한 것처럼 비치게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질타했다.

이에 하순봉 부총재는 "김덕룡 의원이 정계개편의 불씨를 지피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세했고 김기배 총장도 "한두살 먹은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끌어안고 가겠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이 총재가 오히려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비주류측 주장과 관련, "지난 대선에서 이 총재가 영남에서 59%, DJ는 호남에서 94%를 득표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비주류측은 이같은 당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자간담회나 강연 등을 통해 독자행보를 계속할 방침이어서 심각한 마찰이 예상된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