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상규 사무총장은 요즘 괴롭다.

충남 논산시장 공천문제를 놓고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과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간 ''불화''속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박 총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자민련에 양보하면 당내 반발이 거셀 것이고, 양보하지 않고 원칙대로 하자니 모처럼 조성된 양당 공조에 금이 갈 수 있어 진퇴양난"이라며 "현재로선 빠져 나갈 구멍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박 총장은 "이인제 최고위원이 풀어줘야 하나 이 최고위원은 원칙대로 해야 한다며 3명의 후보를 추천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자민련도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하는데 버티기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이 이날 인도 출국에 앞서 박 총장에게 "각자 후보를 내는게 편하지 않겠느냐"고 거듭 쐐기를 박자, 박 총장은 "어떤 결정을 하든 욕먹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고민이 많아 잠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총장의 이런 고민은 이날 자민련 오장섭 총장과의 회담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양당 총장이 합의한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 하는 입장에서 시간을 갖고 얘기해 보자"는게 고작이었다.

이 최고위원이 24일 귀국한 뒤 다시 논의할 수밖에 없다는게 양당 총장회담의 결론이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