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단독 오찬 회담을 가졌다.

1시간30분간 진행된 이날 DJP회동은 한·미정상회담 결과 설명(김 대통령)과 일본교과서 왜곡문제(김 명예총재)에 초점이 모아졌다는 게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과 자민련측의 공식 설명이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은 이같은 공식적인 발표보다 △자민련 송석찬 의원의 제안으로 불거진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론 및 △개각의 폭과 일정을 둘러싼 양 지도자간 입장조율 여부에 집중됐다.

오찬회동이 끝난 뒤 박 대변인은 "개각문제에 대한 의견교환은 없었다"고 강조하면서도 "양당은 어떤 선거나 어떤 국정현안 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정국을 풀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해 두 사람이 인사 및 선거공조 원칙을 재확인 했음을 시사했다.

김 명예총재도 ''개각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얘기는 안했지만 기다리면 소식이 있을거요"라며 모호한 답을 던졌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할 때 ''DJP회동''이 정국현안 문제,그중에서도 개각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설명은 믿기 어렵다.

''큰틀''의 국정운영을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개각문제와 공동정부의 공조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개각의 폭과 시기,인선원칙 등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관련,여권 일각에서는 정부부처 업무보고가 끝나는 내달초께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송석찬 의원이 제기한 민주당과 자민련간 합당문제는 어느 쪽에서도 논의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으나 ''선문답식'' 대화가 오고갔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근·김병일 기자 ygkim@hankyung.com